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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고양 가볼만한곳: 고양경의로누리길 연리근 사재정에서 깊은 사유를

원래는 그 장소에 갈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아니, 그곳에 그것이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발길 닿는 대로 걷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곳에 가게 되었습니다. 정발산역 근처에 있는 아름다운 정자로 이끌려 갔습니다. 아무런 저항 없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이끄는 곳, 아름답고도 의미 있는 그곳, 사재정이라는 정자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문화유적  사재정 주소: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 1121

 

 

 

이야기는 정발산역 3번 출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열리는 공연을 보러 왔습니다. 그런데 늦을까 봐 서둘러 오다 보니 시간이 많이 남았습니다.

 

 

고양경의로누리길 표지판

 

 

주위를 둘러보니 고양경의로누리길이 있었습니다. 황룡산으로 오르는 길도 잘 안내되어 있었습니다. 일단 걷기 시작했습니다.

 

 

연리근 줄기

 

 

 

연리근

 

 

조금 걷다 보니 연리근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연리란, 가까이 자라는 두 나무가 서로 합쳐지는 현상이라지요? 연리목은 본 것 같은데 연리근은 처음 본 것 같습니다. 연리근이란, 뿌리가 붙은 것이고 연리지는 가지가 붙은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둘이 하나가 된다는 뜻으로 부모, 부부, 연인의 사랑에 빗대어 사랑나무로 불리지요.

 

 

편안한 흙길을 걸으며

 

 

연리근을 감상하고 편안한 황토빛의 흙길을 걸었습니다. 그러다가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뒤쪽 길로 발걸음을 옮겨 산책을 하다가 바로 그곳, 사재정을 보았습니다.

 

 

멀리서 본 사재정

 

 

사재정이라는 이름은 조선 중기 시대에 살았던 대표적인 목민관인 사재 김정국 선생의 호를 따서 지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김정국 선생은 1485년에 태어나 1541년에 돌아가신 어진 청백리 관리이자 대학자였다고 하네요.

저도 이곳에 와서 처음 들어 본 분인데요. 김정국 선생은 1509년 중종 4년에 장원급제한 뒤 황해도, 전라도, 경상도의 관찰사와 예조, 병조, 형조 참판을 지낸 분이라고 하니 정말 대단한 분 맞는 것 같지요? 이런 분을 몰라뵈었네요.

 

 

사재정에서

 

 

그렇다면 사재 선생의 이름을 딴 정자가 왜 이곳에 있는 것일까요? 사재 김정국 선생님이 정발산 기슭에서 약 20년 동안 은휴정이라는 정자와 육무당이라는 강학당을 짓고 가르침을 베풀면서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 내셨다고 합니다. 아울러 지방 행정의 규범이 되는 <경민편>과 보물 1157호로 지정된 <성리대전서 절요>, 그 당시에 최초로 펴낸 조선의학책인 <촌가구급방>, <역대수수승통지도>, <사재집> 등 훌륭한 책들도 쓰셨고요. 이러한 사재 김정국 tjstodd의 업적을 널리 알리고 오래도록 기리기 위하여 사재정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재정

 

 

정자 위에 현판이 걸려 있었습니다. ‘사재정’이라는 글자가 단정하게 쓰여 있었습니다. 정자에 오르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사재정 천장

 

 

사재정에 올라 천장을 올려다보았습니다. 색색깔로 칠해져서 이리저리 짜여져 있는 단청 목재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왠지 더 친근하게 다가왔습니다.

 

 

 

옆에서 본 사재정

 

 

사재정 기둥에 ‘무더위쉼터’라는 글이 쓰여 있었습니다. 여름에는 무더위쉼터로도 이용되는 모양입니다. 왠지 정자에 앉아 있으면 무더운 여름에도 시원한 바람이 불 것만 같았습니다.

 

 

하늘과 사재정

 

 

사재정에서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니 점점 푸르러 가는 하늘과 잘 어우러져서 더욱더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사재정 옆의 연못을 좀 더 풍성한 계절에 만났더라면 더 좋은 풍경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검푸른 물빛이 연못의 깊이를 더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날씨가 따스해지는 진짜 봄날을 기다리면 또 다른 풍경을 만나게 되겠지요?

 

 

검푸른 물빛

 

 

처음에는 오랜 옛날에 지은 정자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찾아보니 2014년에 세워진 정자였습니다 .사재 김정국 선생이 세우신 곳은 아니라서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선생의 업적을 기리는 곳이니만큼 또 다른 의미가 있고 마음이 왠지 숙연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사재정을 뒤로하고

 

 

날씨도 다소 가라앉아 있고 아직은 봄기운이 멀리 있는 쌀쌀한 바람이 부는 사재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곧 따스한 봄날이 되면 또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