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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나무와 꽃 여행: 은행 효능과 유래/은행나무가 노란 우산을 썼어요

며칠 전, 길을 걷가가 길가에 쭉 심어져 있는 은행나무에게서 뭔가 낯선 것을 발견했습니다. 아니, 글쎄 은행나무가 노란 그물 우산을 거꾸로 쓰고 있지 뭐예요? 낯설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한 모습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은행나무를 바라보았습니다.

 

 

노란 그물 우산을 쓴 은행나무

 

 

 

은행이 참 좋기는 하지만, 땅에 여기저기 떨어져서 사람들의 발에 밟히면 제대로 쓰이기도 전에 사람들의 눈길만 찌푸리게 만들지요? 사람들은 코를 막고 은행을 요리조리 피하기에 급급하기도 하고요. 은행에서 코를 찌르는 듯한 좋지 않은 냄새가 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렇게 은행나무가 노란 그물 우산을 거꾸로 쓰고 있으면 은행이 땅바닥에 마구 떨어질 일이 없으니 참 좋은 아이디어지요?

노란 그물 우산은 매우 섬세해 보였습니다. 그물 우산 위의 세상도 다 보였습니다.

 

 

 

 

노란 그물 우산 아래에 은행나무의 줄기는 파란색 천으로 둘둘 감싸여 있었습니다. 천에는 노란 은행잎 무늬도 예쁘게 그려져 있었습니다.

 

 

 

 

은행나무의 줄기는 매우 단단해 보였습니다. 나무껍질은 매끄럽지 않고 우둘투둘했습니다. 

 

 

 

올려다본 나무

 

 

이렇게 노란 그물 우산을 쓴 은행나무를 바라보다가 내친김에 은행나무와 은행에 대하여 알아보았답니다. 이제부터 은행나무와 은행에 대해 알아본 내용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은행나무 잎들

 

 

 

은행나무의 잎은 대부분 어긋나게 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씩 짤막하거나 얇은 가지에서는 잎들이 한데 모여 옹기종기 달린 것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은행나무의 잎은 어긋나게도 달리고 뭉쳐서 달리기도 합니다.

 

 

은행나무 잎의 앞면

 

 

은행나무 잎의 색과 모양

은행나무 잎의 색과 모양은 어떠한가요? 길가에 떨어진 나뭇잎을 주워서 색과 모양을 살펴보았습니다. 가장 깨끗해 보이는 잎을 골랐어요. 우선 색은 초록빛에서 노란빛으로 변해 가고 있습니다. 잎의 모양은 비유적인 표현의 예시에서 자주 등장하듯이 ‘은행나무의 잎은 부채처럼’ 생겼습니다. 그런데 좀 더 자세히 살펴보니 한가운데가 깊이 갈라져 있네요. 그리고 잎맥은 평행을 이루면서 나타나 있습니다.

 

 

잎의 뒷면

 

 

 

은행의 유래

‘은행’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붙여졌을까요? 은행은 먹을 수 있는 열매인 데다 살구 모양으로 생겼습니다. 그리고 색은 은빛이지요. 그래서 은 은(銀), 살구나무 행(杏), 은행(銀杏)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답니다. 은행(銀杏)은 백과(白果)라고도 부른다고 하네요.

 

 

다소곳이 담긴 은행나무 열매들

 

 

 

은행나무의 열매

은행나무의 줄기 아래쪽 그물로 된 주머니를 보니, 벌써 은행이 하나둘 모여서 다소곳이 담겨 있었습니다. 은행나무의 열매는 10월에서 11월쯤에 열려서 익어 갑니다. 은행나무는 암나무와 수나무가 따로 있는데요. 그중에서 암나무에서만 열매가 달리지요. 처음에 열매는 녹색으로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황금빛으로 서서히 익어 가지요.

 

 

은행

 

 

은행의 효능과 주의할 점

은행은 은행나무의 열매인데요. 음식으로 먹거나 약으로 쓰이지요.

옛 문헌을 중심으로 그 속에 나타난 은행의 효능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우리나라 허준<동의보감>에서는 백과, 곧 은행에 대하여 이렇게 기술하고 있었습니다. 백과의 성질은 차갑고 맛은 달며 독이 있다고요. 그리고 백과는 폐와 위의 탁한 기운을 맑게 하며 기침을 멎게 하고 숨이 가빠서 숨을 쉬기가 어려운 증상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중국 명나라의 이시진이 지은 본초학의 연구서인 <본초강목>에는 은행은 몸 안에서 담과 백탁을 없애 주는 효능이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담은 목 안에 생기는 끈끈한 분비물을 뜻하고, 백탁은 소변이 뿌옇고 걸쭉한 병이라고 하네요.

 

 

은행들

 

 

 

원나라의 오서가 편찬한 의학책인 <일용본초>에서는 맛은 달면서 쓰고, 성질은 평하면서 껄끄러우며, 독은 없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기가 막히고 풍을 요동시킨다는 내용이 덧붙여져 있네요. 역시 아무리 좋은 것도 지나치게 먹으면 안 되겠습니다.

 

원나라의 이붕비가 지은 <삼원연수참찬서>에서는 은행의 효능에 대하여 술독을 풀어 주고 익혀 먹으면 몸에 이롭다고 하였습니다. 아, 그래서 은행을 말갛게 익혀서 먹나 봅니다.

 

*은행의 효능과 주의할 점은 풍석문화재단, 임원경제연구소, 한약재감별도감에서 제공한 네이버 백과의 내용에서 참조하였습니다.

 

 

곧 물들게 된 은행나무

 

 

 

아직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지는 않았지만 서서히 노랗게 물들더니 어느 날 샛노란색으로 온 나무를 뒤덮겠지요? 그리고 우리들에게 아름다운 노란 산책길을 선물해 주겠지요?